설맞이 가래떡 눈물 - 1/16 x 10 cm/신문사진에 먹과 수채/2011.1.28
[설맞이 가래떡 눈물 - 1]
요즘 줏가가 한창 뜨고 있는 제가,
보온상수 자연산 상수가 오랜만에
민주투사들이 잠들어 있는
망월동 오월 묘지에 참배하러 왔습니다.
분하고 억울하고 절통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래떡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니, 설맞이 인절미 같은 쫄깃쫄깃하고 끈적끈적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습니다.
오월 열사들만 생각하면 저는 너무나 분합니다.
저 묘지만 없애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쓸 수 있겠다고 저는 평소에 맹서했습니다.
저 묘비만 냉큼 뽑아버리면
우골의 영원한 역사를, 내것은 당근 내것이고 니것도 내것이라는 놀부의 경제발전론을
이땅에 세계 최초로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가 도래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온힘을 다해 끙! 묘비를 뽑아버리려고 폼을 잡았습니다.
맨손으로 황소뿔을 뽑았다는 임꺽정처럼 끙! 힘을 모두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간단하게 뽑혀질 것 같았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분통하고 절통합니다.
하필 요즘 제 어깨에 오십견이라는 중환이 생겨
오늘 저 묘비를 쑤욱 뽑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비통합니다.
저는 꿈쩍도 하지 않는 묘비를 부여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가래떡 같은 눈물을
인절미 같은 눈물을
아흐! 나, 상수는 바보.
나는 바보 못난이, 하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