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떡메치기 - 1/18.5 x 10 cm/신문사진에 먹과 수채, 꼴라쥬/2011.1.26
[설맞이 떡메치기 - 1]
예전에 종과 주인이 따로 있던 시절에
명절때가 되면
종들은 설빔이 없어도 그냥 좋았다
우선 오랜만에 하얀 잇밥과 고깃국을 얻어 먹으니 좋았다
그리고 제맘대로 먹든 못하지만 떡을 치니 좋았다
물론 떡을 치다가 요령껏 눈치를 보아가며 한볼때기씩 뜯어 먹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떡메로 힘껏 내리치는 맛이 그만이었다
떡판 위에 길게 누워 퍼질러져서 진득진득 달라붙는 떡반죽은
인심 사나운 주인 마나님의 허옇게 살찐 엉덩짝처럼 보였다
떡메 손잡이에 침을 퉤! 두손에 꼬나쥐고 머리위로 한껏 치켜올려 내려치면
철부덕! 그 소리가 마치 주인 마나님 살찐 볼기짝을 때려 울리는 소리와 같았다
종들은 끼리만 알아먹게 실실 웃으면서 떡메로 마나님 볼기짝 대신에
떡판위의 반죽을 인정사정 볼것없이 힘껏 내려친다
그 힘에 마당이 울리고 안집 기둥도 대청마루도 가늘게 떨린다
안방에 앉아있던 주인 마나님은 떡메치는 소리를 가늠하여
종들의 불만을 깜냥하니
내년엔 종들의 삯에 보리 두어댓박이라도 더 얹어 주어야겠다고 예산한다.
지금이라도 다를것이 없다
주인들이라는 사람들의 인정머리는 보리 두어댓박은 커녕 더 빼앗을 것이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종들은 떡메치기 같은 야지 놓을 방법도 모두 법으로 금지되어 버렸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 이적표현물제작반포법, 도로무단점거교통법 등등........
그렇더라도
올해 설맞이 떡은 제대로 한번 쳐보아야 할게 아닌가
이왕에 용쓰는 떡치기에 심신도 골골한 환쟁이인 내가 한번 나서보겠는데,
자~~ 떡은 이렇게 치는 법이렸다
우선 손바닥에 침을 퉤 퉤!
떡메를 하늘 높이 올리고
앞발에 힘을 잔뜩 주면서
내 모든 체중을 실어서 떡판이 반으로 쪼개 지도록 내려치겄다
주인 마나님 엉덩짝이 아니라
저눔 사타구니, 바로 그 물건을 겨냥하고
철부덕!
철부덕!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