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x 43 cm/종이에 먹과 수채/08.02.22
[고래氏 왈 - 저 짝퉁!]
고래氏 曰.
저 아래 저 시커먼 눔은 왜 자꾸 나만 따라 다니냐구?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가
소리도 없이 응큼하게 나타났다가.
고래라는 것이 숨구멍에서 분수를 뽑아 올리듯이 확~ 물을 뿜어올리며 숨을 쉬어야
애들이 와~~ 고래다! 고래다! 소릴지르며 좋아하잖아.
그런데 저 눔, 저 시커먼 눔이 내 배 아래서 웅크리고 있으면
이 고래氏 증말 스트레스 땜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숨통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는 요실금 걸린 노인네 오줌 누듯 찔찔 거린단 말여.
이게 웬 창피냐구!
인간들은 자꾸 왜 짝퉁 만들기를 좋아하는지?
시커먼 쉿덩어리로 나를 닮은 짝퉁을 만들어 놓고
지네들끼리 서로 죽이고 찢어 발기며 지랄발광들을 하잖아.
야 이눔아!
이제 그만 저리가! 이 꼴도 뵈기 싫은 짝퉁 쇳덩어리!
너가 나를 조금 닮았다손 너와 난 도대체 사돈네 팔촌사이도 아니라니까.
왜 자꾸만 쫄쫄 따라 다니며 이 고래氏를 창피하게 만드냐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