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해 _ 1/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 2012.7.14

[해 _ 1]

세상을 빠져나온 배는
수없이 많은 불덩어리가 떠돌고 모든 것이 활활 타는
감히 뜨거워서 숨조차 쉴 수없는 곳으로 들어섰다

하늘에 원래 해가 하나였으되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을 위해서 빛을 내는 해를 원했다

사람들은 해를 만들기 시작했다
열 사람이 10개를 만들고
백 사람이 100개를 만들고
만 사람이 10,000개를 만들고

때로는 한 사람이 수백 수천 개의 해를 만들기도 했다

수천 수만 개의 해가 동시에 빛을 뿜어내니
빛과 빛이 서로 뒤엉켜 충돌하여 애초에 없었던 기묘한 빛을 만들어내고
세상은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산이 타고
들이 타고
강이 타고
바다가 타고
곡식과 솥과 밥그릇과 숟가락이 타고
사람들이 타 죽었다

누워있는 사람은 누워있던 그대로
밥 먹는 사람은 밥 먹던 그대로
앉아있는 사람은 앉아있던 그대로
노래 부르는 사람은 노래 부르던 그대로
달리는 사람은 달리던 그대로
서있는 사람은 서있던 그대로
모두 타 죽었다

지글지글 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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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리 - 15 [해 _ 1]
이름: damibox


등록일: 2012-07-14 17:14
조회수: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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